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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9.07.31 한국을 떠나오긴 했구나
  3. 2009.06.04 케언즈로 소포 보내기 1
2009. 9. 12. 10:46

동생이 학교에 가서 학위기를 찾아왔다
동기들과 졸업식 사진 찍고 싶었지만
지도교수님과도 사진 찍고 싶었지만 이 몸은 한국에서 멀고 먼 케언즈에-_ㅠ

동생이 받아와서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었는데
반가움도 잠시 사진을 보다보니..
미술학 석사??
난 영상대학원에 들어갔었는데.........
이게 웬 미술학 석사란 말인가 OTL

버젓이 미술대학원 놔두고 영상대학원 사람들에게 왜 미술학 석사를...
게다가 졸업장 하단에는 "영상대학원장 OOO"
영상대학원장님에게 받은 미술학 학위라 ㅋㅋ
(님이라 하는 이유는 내 지도교수님이셨으니 호호)

난 영상이 좋아서 20살때부터 9년간 영상을 전공한거지 미술은....
미술은 나와 너무 멀리 있어 =ㅅ=

하여튼 마지막순간까지 사람 당황시키는 이 학교의 센스 크흥

뭐...괜찮다
내가 여기 와서도 공부 계속 하려 했었다면 미술학이라는 단어가 영상학으로 쭉 공부하려 했던 나의
전공일치 여부의 발목을 잡겠지만
어짜피 이젠 내 공부와 연구는 끝이니까 -_ㅜ

이제는 개나소나 받는 석사이고 경기가 어려워서 취직이 안되어 대학원에 가는 사람도 많다지만
어짜니 누구에게 자랑하려고, 나 알아달라고 공부한 것도 아니고
취직을 위한것도, 스펙을 높이기 위한 것도 아니었으니
(이미 내 필드에서 가장 큰 회사에 들어간 상태에서 입학한 대학원이었고
더더군다나 내 필드에서 입사 시 석사라 해서 돈을 더 주는 건 없었음
근무에 방해된다며 학교 다니는거 싫어했음ㅋ)
학위기는 충실하게 나의 자긍심을 드높이는 데 일조하였음

그저 대학원에 가지 않았으면 몰랐었을 것들.
논문을 써본다는 것, 내가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 깊이 파고 들어보고
영어논문을 읽음으로써 한국땅이 아닌 세계 다른 나라에서 나와 같은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아니 먼저 연구했던- 사람들의
연구 결과를 알게되고, 나의 연구에 도움이 되고
나 또한 후행 연구자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고
지도교수님과 커뮤니케이션 함으로써 업계가 아닌 학계의 생리도 아주 약간은 알게되고
강사 생활하는 선배들을 통해 역시 학계의 분위기에 대해 얻어듣게 되고
뭐 등등 
새로운 곳에 뛰어들어 알아가고 나 자신에 집중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들이었다

그 스트레스와 압박감은 장난아니었지만
밤늦게까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고시공부 혹은 박사논문을 쓰는 듯한 늙수구레한 아저씨들과   
(슬프게도 아줌마는 별로 없다. 한국은 아줌마가 공부할 환경이 못된다. 아줌마는 공부하면 욕먹는다)
자리를 함께하며
나도 마음껏 잠도 자고 맘편히 놀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시간들이었지만


내가 박사과정 다녔던 것도 아니고 박사 논문 쓴 것도 아니었고
석사정도는 그 시간들이 그리 길지 않았기에 (지나고서야 생각하는거지만)
누구나 한번쯤 해볼만 한것 같다.

사실 누구에게 보여줘도 자랑스러운 논문을 쓰고 싶었지만
논문 통과하자마자 케언즈로 출발할 수 있게 신혼살림들 다 정리하고 해외이사 준비와 병행하느라
다듬을 시간이 부족하여 문장도 좋지 않고 띄어쓰기, 맞춤법 오류가 많은채로 최종제출했던게 가장 아쉽다

그렇지만 내 분야에서는 누구도 하지 않았던 참신한 연구주제였고
통계때문에 머리 쥐어뜯으며 괴로워했지만 어쨋든 통계는 거짓말 하지 않았고 
의미있는 연구결과를 보여주었으니 그런대로 만족한다

무엇보다도 내가 관심있는 분야에서
마음속 싶은곳으로부터 어릴적부터 가지고 있던 생각을 스스로 발견했고
내 논문 안에서는 그것을 마음껏 주장하고 근거를 대면서 즐거워 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으니
그게 가장 소중했던 것 아닐까 싶다.
Posted by Yellowring
2009. 7. 31. 21:45

언제 논문이 끝나고 호주에 가게될까를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야자수가 보이는 창문이 비추는 모니터를 갖게 되었다



파란 하늘, 흰 구름, 야자수, 잔디, 저녁노을, 까만 밤하늘을 뒤덮은 별들,
맑은 공기, 평화, 넓은 길, 관광객들, 일년 내내 반바지에 쪼리,
다른 지역이 겨울 추위에 떨고 있어도 여기에선 수영복 차림, 맨발로 시내를 활보하는 사람들, 
호주스러운 여유로움과 한가로움
이것만으로도 이대로 쭉 행복하리라 생각한다.




생활속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자연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곳으로 왔구나
고개를 조금만 들어서 하늘을 보면 별이 가득하고
공기가 맑아서 어디에 가서 무엇을 보든 3D로 작업해서 그대로 렌더링한 것처럼
모은것이 선명하게 보이는 이 곳은
분명 대도시가 아닌 작은 휴양지라서
'선진국 호주'로서 칭하기에는 대표성이 떨어지지만
그것이 '자연환경이 좋은 호주'라 칭하기에는 충분하다~

이곳에서의 생활이 힘들기도 하고 어려운 일도 있겠지만
인간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게 자연스러운 일인만큼
여기서 살다가 서울에 가서 적응하는 것보다
서울에서 살다가 여기에서 적응하는 것이 더 쉽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Posted by Yellowring
2009. 6. 4. 22:28

호주로 가는 소포는
"가장 긴 변을 뺀 나머지 변의 길이의 합이 2m가 넘어서는 안된다" 던데
그래서 그게 무슨 소리인가 하면 우체국 EMS상자의 6호 상자는 너무 커서
호주에서는 취급을 안한다 하고
5호 상자는 가능하다고 한다

6호 상자: 가로 70, 세로 50, 높이 60이고
5호 상자: 가로 50, 세로 40, 높이 35란다

EMS로 보내기로 한 건 단순히 우체국에서 소포를 가지러 무려 집으로 방문한다길래;
소포를 조금씩 보내면 내가 혼자서도 우체국에 여러번 왔다갔다 하면서 보낼 수 있는데
낭군님 왈 우체국이 집에서 먼데다 아직 차를 안하서
소포가 오면 찾으러 왔다갔다 하기가 힘들다며 한번에 보내라길래ㅋ

케언즈에서는 우체국에서 집까지 가져다주지 않고
찾아가라며 종이쪼가리가 하나 날아오는 모양이다

다른지역도...
우체국 차가 돌아다니면서 집집마다 '방문했었는데 집에 아무도 없으니 우체국에 와서 직접 찾아가라'며
종이쪽지만 문앞에 붙여놓고 가버린다나;

그래서 어떤분은 마당에서 꽃에 물주다가;;
그 직원을 붙잡아서, 왜 매번 벨 누르지도 않고 종이만 붙여놓고 가냐고 했더니
우체국 와서 찾아가라며 가버렸다능...글을 보았당

여튼 그래서 한꺼번에 시댁에 있는 짐을 보내고,
내가 출국하기 전에 또 한번 내 짐을 왕창 보내고
내가 갈땐 카메라, 렌즈, 컴터랑 모니터, 노트북 등등 (많다) 가져가려고 한다

최근 우체국에서 호주로 전자제품을 보낼수 없다는 둥
세관에 걸릴꺼라는 둥
너무 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세관에 직접 확인해봤는데 사실이 아니라는 글도 인터넷에 많이 있는데
우체국은 바보인걸까? 전자제품이 고장난 채로 배송되어서 EMS에서 항의를 많이 받아서 그런가보다;
진정 고객을 위한다면 고장날 수 있으니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말을 하면 될 것을
그런 뻥을 치다니 쳇

전자제품 보낼때는 우체국말고 다른 해외배송 업체를 통해서 보내면 된다는데
귀찮아서 그냥 쿠쿠 밥솥도 오늘 포장했다
겉면에 밥솥으로 적으면 우체국에서 안보내주려 할텐데 뭐라고 적을까나...

꼬질꼬질했던 내 캐리어ㅋ
깨끗하게 닦아서 넣어놨는데...얼렁 저거 끌고 낭군님한테 ㄱㄱ 했음 좋겠다~
Posted by Yellowring